‘걸어도 걸어도’ – 평범한 하루에 깃든 가족의 깊은 그림자와 따듯한 온기
소리 없이 마음을 흔드는 가족영화, 왜 ‘걸어도 걸어도’인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걸어도 걸어도’는 별다른 사건 없이 하루 동안 벌어지는 가족의 일상을 통해 깊은 감정의 파동을 만들어냅니다. 진한 사건 없이도 관객의 마음을 뒤흔드는 이 작품은, 가족 간의 거리, 상처, 그리고 사랑을 다시 바라보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1. 제작진과 출연진: 일상의 리얼리티를 완성한 팀워크
감독 및 각본 – 고레에다 히로카즈
섬세한 연출과 인간에 대한 따뜻한 관심을 담아내는 고레에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자신의 가족사를 투영하면서 진실한 감정을 화면으로 옮겼습니다.
출연배우
아베 히로시 | 료타 | 준페이의 동생, 죽은 형을 대체한 존재로 여겨짐 |
키키 키린 | 토시코 | 어머니, 날카롭지만 속 정 있는 인물 |
하라다 요시오 | 쿄헤이 | 아버지, 은퇴한 개업의 |
나츠카와 유이 | 유카리 | 료타의 아내, 재혼 가정의 아들과 함께 |
YOU | 지나미 | 딸, 화기애애하게 분위기를 이끄는 캐릭터 |
타나카 쇼헤이 | 아츠시 | 유카리의 아들, 관찰자적 태도를 지님 |
2. 줄거리와 주요 장면, 그리고 감정의 결
형 준페이의 기일, 가족의 모임에서 드러나는 본심
장남 준페이의 기일을 맞은 여름날, 가족들이 모여 어색하고 복잡한 감정을 나누는 하루 반. 식탁 위에선 웃음이지만, 마음속엔 짙은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습니다.
갈등과 진심이 드러나는 순간들
- 구조받은 남성의 방문: 가족은 매년 구조된 청년을 초대하지만, 속내는 씁쓸함과 원망으로 뒤섞여 있습니다.
- 부모의 인정받지 못한 아들 료타: 료타는 형의 대체자인 자신에 대한 씁쓸한 감정을 지울 수 없습니다.
- 나비의 의미와 마지막 사진: 바뀐 건 없어 보여도 하루의 쌓인 감정은 관계의 온도를 조금 바꿉니다.
3. 작품적 미학과 인생의 철학
고레에다 감독의 연출 미학
정적인 카메라, 대화보다는 침묵이 많은 구성, 그리고 음악의 절제된 사용까지… 이 모든 요소가 현실적인 공감과 여운을 남깁니다.
삶과 상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이야기
화해나 오열은 없습니다. 대신, 관객은 이 가족과 함께 ‘불완전한 사랑’ 속에 머무르며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누군가의 침묵에 숨겨진 사랑을 돌아보며
‘걸어도 걸어도’는 눈물 없이 사람 마음을 눌러 앉히는 영화입니다. 고레에다 감독이 전하려는 것은 아마 이런 것 아닐까요? 가족 간의 진심은 말보다 침묵 속에서 더 많이 엿보인다고요. 이 영화를 본 뒤 저는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졌습니다. 그리고 묻지 않았던 이야기도 조심스레 꺼내고 싶어 졌죠.
영화 정보 요약
제목 | 걸어도 걸어도 (Still Walking / 歩いても 歩いても) |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
장르 | 가족 드라마 |
개봉 | 2008년 6월 (일본) |
러닝타임 | 114분 |
음악 | GONTITI |
수상 | 마르델플라타 국제영화제 최우수작품상 등 수상 |
마무리하며
이 글이 ‘걸어도 걸어도’를 더 깊이 이해하고, 나와 나의 가족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랍니다. 영화 속 가족처럼 우리도 과거의 상처에 발목을 잡힌 채 살아가지만, 그럼에도 함께 걷는 그 발걸음이 곧 삶이라는 걸, 이 영화는 조용히 알려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