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를 통해 다시 만나는 제인 오스틴
제인 오스틴 소설의 팬이라면 넷플릭스의 영화 <설득> 소식에 반가워하는 분이 많으셨을 겁니다. 원작을 똑같이 따라가길 기대하지는 않았지만, 경외감, 매력, 그리고 현대적 위트가 스며들기를 바랐죠. 영화를 보고 난 뒤엔 대담한 시도에 감탄도 했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는 결과에 대한 아쉬움도 들었습니다. 이 리뷰에서는 오스틴의 세계를 어떻게 재해석했는지 솔직한 경험을 담아봅니다.
원작과 제작진, 그리고 출연진 소개
원작 소설에 대해
<설득>은 1817년 오스틴 사후에 출간된 그녀의 마지막 장편 소설입니다. 진정한 사랑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앤 엘리엇이 8년 후 두 번째 기회를 맞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미묘한 로맨스의 긴장감과 오스틴 특유의 날카로운 사회 풍자를 좋아한다면 원작 소설을 꼭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제작진과 감독
넷플릭스 영화 <설득>은 2022년 7월 15일 공개되었습니다. 연극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낸 캐리 크랙넬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입니다. 각본은 론 배스와 앨리스 빅토리아 윈슬로우가 함께 썼습니다. 넷플릭스가 제작을 맡아 오스틴을 처음 접하는 시청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현대적으로 각색했습니다.
출연배우
- 다코타 존슨 (앤 엘리엇 역할): 시청자와 눈을 마주치며 대화를 건네는, 위트 있는 캐릭터로 재해석됐습니다.
- 코즈모 자비스 (프레더릭 웬트워스 역할): 앤의 옛 연인이자 바다에서 명예를 쌓고 돌아온 남자.
- 헨리 골딩 (윌리엄 엘리엇 역할): 앤의 사촌이자 연적.
- 리처드 그랜트 (월터 엘리엇 경 역할): 앤의 이기적인 아버지.
- 니키 아무카-버드 (러셀 부인 역할) 외 다수
줄거리: 후회, 사랑, 그리고 두 번째 기회
앤 엘리엇의 후회
27세인 앤 엘리엇은 자신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여러 해 전, 가족과 친구들의 설득에 못 이겨 사랑하는 웬트워스를 떠나보냈죠. 시간이 흘러 웬트워스가 부와 명예를 갖춰 다시 돌아오며, 앤은 당시의 선택을 후회하며 복잡한 감정에 휩싸입니다.
주요 이야기 전개
- 가족의 몰락: 경제적 위기와 사회적 체면 때문에 집안에 큰 변화가 찾아옵니다.
- 웬트워스의 귀환: 옛 연인과의 어색한 재회 속 오해와 그리움이 교차합니다.
- 다양한 인물들: 건강 염려증 환자인 메리, 매력적이지만 의심스러운 윌리엄 등 주변 인물들이 이야기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합니다.
- 현대적 대사와 연출: 등장인물이 시청자에게 직접 말을 걸며 독특한 유머를 선사합니다.
- 감동적인 결말: 오랜 오해 끝에 고백과 편지, 그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로 이어집니다.
이 작품이 특별한 이유
벽 허물기
<설득>에서 앤은 시청자와 직접 눈을 맞추며 속마음을 전합니다. 일부에게는 이 방식이 유쾌하고 친근하게 느껴지지만, 오스틴 소설의 전통적인 몰입감을 선호하는 팬에겐 다소 생경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현대적인 인물 해석
영화는 앤의 후회와 아픔, 희망을 직접적이고 위트 있게 드러냅니다. 과거 조용하고 순종적이던 모습 대신, 유머와 현실감이 돋보이는 인물로 재창조됐습니다.
다양성과 포용성 있는 캐스팅
시대극이지만 다양한 인종과 배경의 배우들이 출연해 현대적인 포용성을 보여줍니다.
직접 본 소감: 빛났던 점과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
- 영상미: 영국 시골 풍경과 시대 의상 묘사가 훌륭합니다.
- 다코타 존슨의 연기: 유머와 진심이 어우러져 앤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 조연 연기: 리처드 E. 그랜트, 헨리 골딩의 코믹함이 돋보입니다.
- 접근성: 고전 작품이 부담스러운 분들에게 친숙합니다.
아쉬웠던 점
- 감정의 깊이 부족: 로맨스의 긴장감이 약한 장면이 많습니다.
- 앤과 웬트워스의 케미스트리 부족: 두 사람 사이의 감정 연결이 잘 드러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 과도한 현대적 대사: 일부 대사가 지나치게 현대적이어서 몰입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 주연 배우의 매력 부족: 로맨스 영화로써 남자 주연배우의 매력이 잘 표현되지 않습니다.
기존 설득 작품들과의 비교
1995년 영화, 2007년 TV 판과 비교했을 때, 이번 넷플릭스 버전은 시대고증에 얽매이지 않고 과감히 현대적 요소를 가미했습니다. 전통적인 오스틴 팬이라면 낯설 수 있으나, 젊은 시청자와 새로운 접근을 원하는 분들에게는 신선한 경험입니다.
‘설득’을 추천하는 이유
넷플릭스 <설득>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지루하지 않은 작품입니다. 전통적인 오스틴 팬에게는 다소 가벼울 수 있으나, 현대적인 감각과 편안한 로맨스를 원하는 분들, 그리고 다코타 존슨 팬이라면 즐겁게 볼 수 있을 거예요. 엄격한 시대극을 기대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추천할 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