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보기에 아까운 영화 한 편을 소개할게요!
요즘 극장에 가면 볼 거 참 많잖아요. 그중에서도 애니메이션 좋아하시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영화가 하나 있어요. 바로 〈플로우(Flow)〉라는 작품인데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동물만 나오는 무성 애니메이션’이라는 말에 조금 망설였어요. 근데 이 영화, 한마디도 안 하는데도… 왜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지 모르겠어요.
라트비아 출신의 감독 긴츠 질발로디스가 만든 작품이고, 2024년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서 4관왕을 차지하고, 오스카 장편 애니메이션 부문 수상까지 했대요. 영화제 수상작이라 오히려 지루하고 무거울 거라 생각할 수도 있는데 솔직히 말해 저는 기대 이상이었어요. 자, 이제 본격적으로 줄거리부터 찬찬히 알려드릴게요.
줄거리 : 세상이 물에 잠기고, 고양이 한 마리가 떠나는 여정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세상을 덮쳐버린 대홍수에서 시작돼요. 주인공은 한 마리 고양이. 그 고양이는 침수된 도시 속에서 홀로 배를 타고 떠나게 돼요. 대사 하나 없이 음악과 사운드로만 상황을 보여주는데, 이게 또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몰입도가 엄청나요.
고양이는 항해 중에 다양한 동물들을 만나게 돼요. 골든 리트리버, 카피바라, 여우원숭이, 뱀잡이수리 같은 동물들이 차례차례 배에 올라타는데, 이들과 함께 점점 더 멀고 험한 여정을 떠나죠. 처음엔 서로 경계하고 부딪히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럽게 ‘하나의 가족’이 돼요.
이들의 여정은 목적지가 있지 않아요. 그리고 단순히 어디론가 가는 것도 아니에요.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항해이면서도, 서로 다른 종이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과정이기도 하죠.
동물들이 탄 배가 지나가는 도시는 마치 중동권 같은 양식의 건물에, 암스테르담의 구옥에서 볼 수 있는 도르래가 달려있어요. 이렇듯 영화 속 도시는 어느 한 도시만을 얘기하지 않아요.
이렇게 홍수, 침수된 세계 곳곳의 도시를 보면서 환경오염 (지구 온난화, 이상 기후 현상 등)으로 인해 지구가 이렇게 된 게 아닐까.. 환경에 대한 경각심을 주었어요.
결말 : 다시 땅을 밟는 순간(쿠키 ㅇ)
긴 여정을 마친 이들은 결국 물이 조금씩 빠진 새로운 땅에 도착해요. 고양이는 마지막까지 이끄는 역할을 하며, 자신이 갈 길을 묵묵히 갑니다. 그리고 끝내, 고요하고 평화로운 숲 한가운데서 마주한 새로운 삶의 터전.
거기서 동물들은 각자의 삶을 다시 시작하고, 고양이는 다시 혼자가 되지만 더 이상 외롭지 않아요. 뭔가 묘하게 위로가 되는 그런 결말이더라고요.
그리고 물로 가득찬 도시에서 여러 번 고래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긴 동물 친구들은 물이 빠진 새로운 땅에서 오히려 죽어가는 고래를 보게 돼요. 이 장면에서 너무 울컥했죠. 하지만 다시 사슴 무리의 대이동이 나오고, 그 후 쿠키 영상을 본 후, 자연의 순환을 다시 느끼게 되었어요.
주제 : 말 없는 공감, 공존의 아름다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바로 공존과 이해, 그리고 감정의 흐름이에요. 말로 하지 않아도 서로를 이해하고 도우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 나와 다른 존재를 받아들이는 마음, 위기 속에서도 함께 살아가는 법. 이걸 동물들을 통해 은유적으로 보여줘요. 사람이 아닌 동물들이 보여주는 이런 모습들이 더 감동적이고 따뜻하게 느껴줘요.
물의 흐름처럼 인생도, 감정도 늘 고요하거나 평탄하진 않지만, 그렇게 흘러가면서 우리는 성장하잖아요? 영화 속 동물들도 위기를 같이 겪고 이겨내면서 성장해요. 이 영화는 그 ‘흐름’을 너무나 아름답고 서정적으로 풀어냈어요.
감상 후기 : 힐링이 필요할 때, 꼭 봐야 할 작품
처음엔 좀 심심할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 영화, 한 장면 한 장면이 마치 움직이는 수채화 같아서 보는 내내 감탄했어요. 음악도 진짜 좋고요. 대사 없이도 감정이 이렇게까지 전해지는 걸 보면서 ‘내가 좀 지쳐 있었나…’ 싶더라고요.
특히 혼자 영화를 보거나, 위로받고 싶은 날에 이 영화는 참 잘 어울려요. 빠른 전개나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그 대신 마음이 촉촉해지는 느낌이랄까요. 보고 나서 기분이 이상하게 따뜻해졌어요.
이 영화가 특별한 이유
• 무성 애니메이션임에도 불구하고 긴장감과 몰입감이 엄청나요. 오히려 말이 없어서 더 집중하게 되는 듯.
• 물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시각적인 연출이 정말 섬세하고 아름다워요.
• 아이들과 봐도 좋은 메시지가 담겨 있지만, 어른들이 더 많이 느끼는 영화일 수도 있어요.
• 환경, 재난, 공존 같은 요즘 시대에 꼭 필요한 키워드를 자연스럽게 녹여냈어요.
• 국제영화제 다수 수상으로 이미 작품성은 인정받은 상태!
마무리 : ‘흐름’ 속에서 나를 찾다
<플로우>는 영화라기보다, 감정의 여행 같았어요. 우리가 흔히 잊고 사는 ‘공감’이라는 감정을 동물들을 통해 되새기게 해 주고, 나와 세상, 타인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만들죠.
정적인 화면, 차분한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그림 같은 장면들이 감정을 조용히 두드리며 “괜찮아, 지금 이대로도 충분해”라고 말해주는 느낌이었어요.
조용한 감동, 잔잔한 울림을 찾고 있는 분들이라면 <플로우>, 꼭 한 번 경험해보세요. 말없이도 이렇게 많은 걸 느끼게 하는 영화는 흔치 않거든요.
-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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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독
- 긴츠 질발로디스
-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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