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영화 유쾌한 풍자 ‘동그라미(마루)’ 리뷰

by happyjauin 2025. 10. 14.

 

 

 

현대 일본영화의 유쾌한 풍자와 인간성 탐구

목차

‘동그라미’로 바라보는 일본의 일상과 예술

일본의 대표 여성 감독 오기가미 나오코는 특유의 관조적 시선과 절제된 유머를 담아낸 영화 ‘마루(동그라미)’를 관객들에게 선보입니다. 현대 예술과 사회적 트렌드, 그리고 인간성에 대한 깊은 고민이 영화 전반을 흐릅니다. 영화 ‘동그라미’는 무엇보다 비인간적이거나 인공적인 느낌이 없이, 오기가미 감독 특유의 ‘조용하지만 강렬한’ 현실 담론을 보여줍니다.

 

제작진 및 출연 배우 소개

영화 ‘동그라미(마루)’는 오기가미 나오코가 각본과 연출을 동시에 맡아 그녀의 일관된 예술세계를 이어갑니다. 주요 제작진은 아래와 같습니다:

  • 감독/각본: 오기가미 나오코
  • 프로듀서: 야마다 마사코(오기가미와 다수의 협업 경험)
  • 촬영: 셀룰로이드 필름(OGIGAMI의 클래식, 아날로그 감각)
  • 미술·조명·편집: 내밀한 공간과 인물감을 강조하는 스타일

주요 출연 배우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도모토 츠요시 – 사와다(주인공, 예술가)
  • 아야노 고 – 요코야마(옆집 남자, 괴짜 만화가)
  • 요시오카 리호 – 야지마(동료, 날카로운 현실주의자)
  • 하마다 마리 – 아파트 임대인
  • 에모토 아키라 – 스승
  • 고바야시 사토미 – 와카쿠사 모에코(야심가 갤러리 오너)
  • 카타기리 하이리 – 중고상점 주인
  • 사오토메 타이치 – 쓰치야(예술품 수집가)
  • 토즈카 준키 – 타나카
  • 요시다 코타로 – 아키모토(예술평론가 등)

세트와 촬영 모두 오기가미 특유의 ‘있는 그대로의 일상’을 최대한 담아냅니다. 인물들의 감정선과 공간의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시청자가 마치 주인공의 삶을 옆에서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합니다.

본문

줄거리 요약

주인공 사와다는 예술대 졸업 후 유명 현대 미술 작가의 어시스턴트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그림이나 예술적 야망도 없고, 다만 소박한 일상에 머무르던 사와다는 우연히 손을 다쳐 직장을 잃게 됩니다. 그 순간, 방바닥을 오가는 개미를 본 사와다는 별생각 없이 개미를 동그라미로 둘러싸며 새로운 예술적 영감을 받게 됩니다. ‘동그라미’는 동양 불교에서 완전함, 공(空), 무한 가능성의 상징입니다.

사와다는 자신의 ‘동그라미 그리기’를 SNS에 올리고, 예상치 못하게 세계적인 화제를 모으며 ‘신비로운 현대 미술가’로 평가받게 됩니다. 그의 작품은 급속히 고가에 거래되며, 전 세계적으로 동그라미 붐이 일어납니다. 궁핍했던 삶이 화려하게 변하지만, 동시에 사와다는 점점 자신의 창작 동기와 행복을 잃어갑니다. 예술의 본질을 잊은 채 사회적 가치, 대중의 요구에 맞춰 그림을 생산하는 존재로 전락하게 됩니다.

예술과 자기 정체성의 갈등

오기가미는 사와다의 변화 과정을 통해 ‘진짜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집니다. 동그라미는 본래 담백하고 단순한 표현이지만, 대중의 관심과 시장의 가치에 의해 점차 왜곡됩니다. 많은 사람들이 사와다의 동그라미를 해석하고, 모방하며, 원본과 창작자의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작품이 흘러갑니다. 예술이 대중과 시장 앞에 놓이면 창작자의 권리는 어떻게 되는가. 사와다는 점점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생산자가 되어, 창작의 기쁨과 자율성을 잃어갑니다.

이는 현대 사회가 예술가에게 요구하는 ‘끊임없는 생산’의 압박을 예리하게 드러냅니다. 사와다는 옛 사찰 장인들처럼, 결국 대중의 욕망을 위해 착취당하는 존재가 됩니다.

주변 인물 갈등과 성장

동네 이웃인 만화가 요코야마(아야노 고)는 예술가의 혼란과 분노를 대변하며, 예술의 고통과 가치를 극단적으로 표현합니다. 옛 동료 야지마(요시오카 리호)는 현실적이고 날카롭게 사와다를 질타하며, 예술가가 사회적 책임과 자각을 가져야 함을 강조합니다. 쓰치야(사오토메 타이치)는 일종의 자본가로서 거대 예술 시장의 논리를 단숨에 사와다에게 적용시켜, 그의 삶을 또 다른 극단으로 몰아넣습니다.

조연 인물들도 각기 일본 현대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며, ‘동그라미’라는 작은 사건을 통해 결국 인간의 불안, 외로움, 인정받고 싶은 애착 등을 섬세하게 드러냅니다.

불교적 상징과 동그라미의 의미

영화는 동그라미를 불교적 ‘엔소’의 관점으로 해석합니다. 엔소는 불완전함, 반복, 존재의 유동성을 뜻하는 상징입니다. 사와다의 동그라미 집착은 현대인들이 외부 가치를 통해 자신을 평가하려는 집착과도 연결됩니다. SNS, 예술 시장, 대중의 평가가 인간의 내면을 어떻게 흔드는지, 오기가미는 조용하지만 뼈아프게 보여줍니다.

비주얼과 분위기

셀룰로이드 필름으로 촬영되어, 영화는 아날로그적 따뜻함과 내밀함이 강조됩니다. 자극적이지 않고, 자연광과 일상의 질감이 살아있는 화면은 사와다의 고독과 예술의 고요함을 더욱 부각합니다. 인위적인 연출보다 실제 인물의 표정, 어색하지만 인간적인 순간들이 화면을 채웁니다.

남겨진 질문과 여운

‘동그라미’는 강렬한 풍자와 인간적 공감, 깊은 불교적 성찰이 어우러진 영화입니다. 예술의 상업화, 창작자의 권리와 자유, 그리고 현대인이 끊임없이 외부 인정을 갈구하는 모순을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은 조용하면서도 강하게 관객에게 전달합니다.

도모토 츠요시의 세심한 연기와 다양한 조연진이 일본예술의 진지함과 유쾌함을 모두 보여주며, 관객들에게 단순한 스토리 이상의 진지한 질문을 남깁니다. 예술, 자기 정체성, 현대사회의 외로움과 소속감을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동그라미’는 꼭 한 번 추천하고 싶은 영화입니다.

영화와 일본문화, 현대 예술의 변화 방향에 관심 있는 독자라면 ‘동그라미(마루)’에서 깊은 인상과 다양한 관점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제작 정보 테이블

제목(한글/영어) 감독 주요 출연진 개봉 장르 촬영 방식 주제
동그라미(마루) 오기가미 나오코 도모토 츠요시, 아야노 고, 요시오카 리호 외 2024년 2월 21일 드라마/풍자 셀룰로이드 예술, 불교, SNS, 유명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