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대신해 주는 특별한 이야기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는 일본 작가 하라다 마하의 소설로, 여행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고 치유되는 과정을 담고 있어요. '여행을 대신해 준다고?' 저도 제목에 이끌려 책을 잡게 되었는데 예상한 것처럼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였어요.
일본에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공승연, 유준상, 홍수현 등 출연으로 드라마로 제작되어 방영을 준비 중이라고 하네요. 이렇게 유명한 소설인지 몰랐는데 드라마로 나온다니 반가웠어요. 드라마는 소설과 내용은 조금 다른 것 같으니 저는 원작으로 먼저 본 게 더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여행을 좋아하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대신해 여행을 떠나는 주인공 에리카의 이야기로 같이 들어가 보실까요?
줄거리
주인공 오카 에리카(애칭: 오카에리)는 아이돌 출신 연예인이지만, 지금은 인기가 시들해진 30대 연예인으로 여행 프로그램 하나만 겨우 하고 있어요. 하지만 방송 중 유일한 스폰서 기업의 이름을 잘못 말하는 실수를 저질러 프로그램이 폐지되고 말아요.
에리카는 여행 프로그램의 팬이었던 한 중년 여성으로부터 건강 문제로 여행을 가지 못하는 그녀의 딸, 마요를 대신해 여행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게 됩니다. 마요는 만개한 벚꽃을 보기 위해 아키타현 가쿠노다테에 가고 싶어 했어요. 에리카는 그녀를 대신해 그곳을 방문하고, 아름다운 풍경과 감정을 담아 영상을 찍어옵니다. 여행 영상을 본 그녀는 행복해하고 이 덕분에 그녀의 아버지와도 화해를 하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에리카와 소속사 사장은 본격적으로 '여행 대행업'을 시작하게 되고 '여행자 오카에리'로서 즐거운 생활을 보냅니다. 하지만 연예인이 아닌 여행만 다니고 있는 본인의 모습에 마냥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이때, 여행 대행업이 점점 알려지면서 폐지되었던 여행 프로그램을 다시 제작할 수 있는 기회가 생깁니다. 프로그램의 제작 지원을 끊었던 기업 회장으로부터 제안을 받게 된 것입니다.
회장의 제안은 어릴 적 다른 집으로 입양되어 소식이 끊겼던 여동생의 딸, 즉 조카 마리코를 만나 여동생의 무덤 앞에서 본인이 보내는 물건을 전달하고 오라는 것이었어요. 이 여행을 성공하면 폐지된 여행 프로그램의 제작을 다시 지원하겠다는 약속에 에리카는 고민 없이 제안을 받았지만 그 속에 또 다른 사연이 있었어요.
다름아닌 그녀가 만나야 할 조카 마리코는 바로 에리카의 소속사 사장 텟페키의 전부인이었던 것입니다. 과거 소속사 연예인이었던 그녀와 결혼을 하고 생활하던 중 딸이 사고로 죽고, 둘을 이혼하게 되었고 그녀는 고향으로 떠난 것이었어요. 처음엔 이혼한 남편과 뒤늦게 찾아온 이모에 대한 원망으로 그녀의 제안을 거절한 마리코였지만 마음을 열고 이번 대행 여행도 성공하며 돌아옵니다.
회장의 대행 여행도 성공한 에리카는 회장으로부터 프로그램 제작의 지원을 약속받지만 그의 제안을 거절하고 '여행자'로서 남기로 결정합니다.
후기 : 여행보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지하철, 버스에서 읽으며 눈물이 나오는 걸 참아가며 읽었어요. 이 책이 주는 따뜻하고 잔잔한 뭉클함이 나도 모르게 눈물이 찔끔 나오게 만들어요. 여행이라는 게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새로운 시각과 깨달음을 얻는 경험이라는 걸 다시금 느끼게 되었어요.
에리카가 여행을 다니면서 만나는 사람들의 사연들. 사람마다 각자의 사정이 있고 그들에게는 여행이 인생의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주인공 에리카도 변화하고 성장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있는 저도 여러 가지를 생각하고 깨닫게 되네요. 처음엔 '여행을 내가 직접가지 않고 남이 대신해 주는 게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나?' 생각했었거든요.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여행이 '그 장소에, 내가 내 발로 직접 가는 것만이 여행이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어요.
이 책은 여행이라는 소재를 통해 사람들의 인연과 성장, 그리고 위로를 그린 작품이에요. 이 소설에서 여행을 통해 변화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나옵니다.
활발하고 밝은 주인공 에리카, 아버지 같은 소속사 사장 텟페키, 차가운 듯하지만 정이 많은 소속사 연예인이었던 논노씨, 프로그램이 끝나도 영상제작을 도와준 여행 프로그램의 스태프들, 온천 사장님과 아이들. 기차에서 만나 아주머니들, 비 오는 날 촬영 중인 에리카에게 우산을 씌워준 역무원, 한지를 만드는 얀씨부부 등. 이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 뿐 아니라 여행 중 만나는 사람들 모두 따뜻하게 느껴져요.
'여행을 대신해 드립니다' 이 책을 여행의 묘미뿐 아니라 사람들의 따뜻하고 잔잔한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원하시는 분께 추천드려요.
- 저자
- 하라다 마하
-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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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일
- 2024.10.10